안산동산교회는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셀의 핵심가치를 청중에게 전달했다.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가 선보인 첫 컨퍼런스의 주제는 다름 아닌 ‘변화’였다.
‘변화되는 삶 변화되는 교회’라는 모토 속엔 안산동산교회가 실현해 온 목회적 가치와 교회적 비전이 담겨 있다.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안산동산교회가 주최한 ‘큰숲비전축제’(셀 컨퍼런스)는 안산동산교회의 변화를 대변하는 셀교회와 그것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적 가치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전통 교회가 셀 교회로 전환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안산동산교회가 만들어 온 셀은 이웃 교회들에겐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동산교회가 컨퍼런스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셀의 참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궁극의 목표는 어디에 있을까?
셀의 본질-공동체성과 관계성
수요일 오전, 안산동산교회에는 셀 리더들로 붐볐다. 교회당 곳곳에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셀은 자체적인 규모 속에 섬김의 훈련으로 이어진다. 교회 또는 인근 지역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갖기도 하고 연약한 이웃과 교회를 돕기도 하는 등, 셀은 작은 교회로서의 교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안산동산교회는 첫 컨퍼런스를 통해 셀 교회와 그 사역을 공개했다. 전통교회에서 셀 교회로 전환한 생생한 경험들을 소개하면서 셀 추구는 결국 교회 원형의 가치 추구라는 간명한 등식을 전했다. 변화를 추구하면서 얻어진 경험적 강의와 다양한 셀 사역 탐방, 그리고 자유로운 패널토의를 통해 교회가 변화해야하며 그 변화를 위해 어떻게,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참석한 전국의 목회자들과 격의 없이 주고 받았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안산동산교회는 좋은 면만 소개하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셀교회라는 선포를 대내외적으로 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와 반대여론 등을 허심탄회하게 보여주었다. 셀교회로 전환하는 교회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어 성공적인 전환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안산동산교회의 셀은 18년간 계속된 제자훈련에 이어 도입됐다. 공동체성과 성령에 의한 역동성이 약한 제자훈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었다. 4년 전 셀교회로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교역자들이 지식적으로 습득한 셀이 현실과 상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혼돈도 적지 않았다. 셀의 필요성과 그 모양은 있었지만, 핵심적인 가치는 미흡했던 것이다.
이러한 고민 중에 인도네시아의 한 셀교회를 방문하게 되면서 실마리를 찾게 된다. 거기서 셀은 이론적이고 지식적인 것이 아니라 셀이 곧 ‘관계’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간, 목회자와 평신도 사이 등 모든 관계가 가족공동체로 이뤄질 때 진정한 셀의 정신이 나타난다는 것. 이때부터 안산동산교회의 셀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훈련과정에 하나 됨이라는 ‘경험’을 강화했다. 지식적인 부분조차도 경험 전달로 바꾸고자 했다. 실제로 참관했던 수요예배은 시간 내내 목회자와 성도간, 성도들간의 ‘관계’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목회자들의 설교 역시 자신이 경험한 것이 아니면 예화를 들지 않을 정도로 경험을 통한 셀의 정착이 몸에 배어 있었다.
셀모임 역시 서로의 상처와 고백이 자연스레 이뤄지면서 어느 순간 가족만큼 가까운 영적가족이 돼 있음에 스스로가 놀랄 정도였다. 이와 같이 안산동산교회는 셀에 대해 패러다임과 인식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인중 목사는 셀에 있어서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아무리 못난 자라도 자식이라면 끝까지 함께 갑니다. 그렇게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세가 셀의 개념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기저로 한 관계의 힘이 바로 솔직한 고백을 낳게 하며, 나아가 셀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성령의 치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나와 너, 너와 나의 1:1의 관계 속에서 ‘성령’의 체험이 있을 때에야 진정한 셀로 발전해 갈 수 있다는 것이 안산동산교회의 셀에 대한 지론이다. 그리고 그 셀을 통한 관계 회복과 고백, 성령과의 체험이 셀의 생명력을 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없이 진정한 셀은 요원할 뿐이며 이 마음을 품지 않으면 셀은 무수히 많은 성장도구의 하나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셀의 확장…큰 숲 비전
안산동산교회는 셀 컨퍼런스를 통해 큰 비전을 제시했다. 이미 교회가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큰숲운동’이 그것으로 셀의 가치를 한 교회에 한정시키지 않고, 지역과 민족, 세계복음화로 확장시킨 개념이다.
관계와 섬김, 그리고 성령이라는 셀의 중심축을 통해 개 교회 일변도의 성장주의를 지양하고 서로를 돌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관계적 측면에서 보면 개 교회의 집중적인 성장은 그리 바람직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교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고비용, 비효율의 문제가 생기므로 지역 내 연약한 교회를 돌아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미래목회연구소 송창근 목사도 “셀의 중요성은 가치 변화에 있다”며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환을 충고했다.
이에 안산동산교회는 큰숲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일들을 이미 전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성도들을 떼어내어 분립개척하는 ‘형제교회운동’과 외부적으로는 전도 및 양육노하우를 지역교회에 전수하는 ‘이식운동’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셀의 핵심가치와 안산동산교회 큰숲비전을 나누는 ‘미래를 준비하는 목회자세미나’와 비전을 공유하는 말씀묵상집(큰숲 맑은샘 발간) 발간은 실재적인 예가 된다.
이처럼 성장주의와 개 교회 일변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한국 교회를 바라보려는 시도는 또 다른 셀 정신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안산동산교회는 그 가치를 추진하며 한국 교회에 두 가지를 주문하는 셈이다. 하나는 진정한 셀을 원한다면 스스로 허물어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더 이상 우리 교회만의 성장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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